2021년 6월 20일 일요일

성공을 위한 4가지 단계 (6개의 과제 법칙)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내 인생은 완전히 끝장났었다. 준비하던 시험은 집안 사정 때문에 보러 가지도 못했다. 나이도 많고 백수 기간도 길어져 취업도 어려웠다. 사정도 모르는 주변 사람에게 ‘아무 곳이나’ 취업하라는 말도 들었다. 정말 한 대 치고 싶었다. 그 ‘아무 곳에서’조차 서류 심사부터 떨어지는 게 나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꼰대 소리에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뭐라도 해야 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으니까.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것은 쓰일 데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쓸모와 잉여의 경계에 서 있었다. 까딱하다가는 잉여 인간이 될 판이었다.

 

3월을 며칠 앞둔 겨울의 끝자락. 나는 한 장의 쪽지를 받았다. 쪽지를 보낸 사람은 고영성 작가님이었다. 그의 제안으로 나는 ‘체인지 그라운드’에 입사하게 되었다. ‘누군가가 나를 쓰고 싶어 한다. 드디어 잉여 인간을 벗어난다.’ 나로서는 눈물이 흐를 정도로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드디어 내 삶에도 기회가 왔다. 열심히 해서 꼭 좋은 성과를 내고 싶었다.

 

하지만 남의 돈 벌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나는 카드 뉴스나 동영상의 대본을 작성해야 했다. 분량은 일주일에 10편. 정말 쉽지 않았다. 솔직히 버거운 분량이었다. 한 편의 분량은 1,500자 내외. 업무 시간은 4시간 정도였지만, 이를 쓰기 위해 책도 보고, 자료도 찾다 보니 시간이 많이 들었다. 자고 일어나면 일하고, 책 보고, 일하고, 책보고 그러다 하루를 마감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그렇다고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성실함으로 버티는 중이었다. 입사가 끝이 아니었다. 날개를 펼치려던 자존감은 다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대본을 쓰기 위한 소재를 찾던 중 다음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내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베들레헴 철강 회사의 사장이자 최고의 갑부 중 한 명으로 불렸던 ‘찰스 슈왑(Charles Schwab)’. 그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회사가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이다.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지만, 예전만큼의 생산성이 나오지 않았다. 여러 가지 방법을 써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영입했지만, 오히려 일의 효율은 더욱더 떨어졌다.


고민에 빠진 슈왑에게 친하게 지내던 다른 회사 대표가 명함 한 장을 건넸다. 명함에 적힌 이름은 ‘아이비 리(Ivy Lee)’. 그는 유명한 생산성 컨설턴트였고, 슈왑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리는 슈왑에게 조언을 해주기로 약속한다. 그런데 그 대가가 특이했다.

 

“수표 한 장을 준비해주세요. 제 조언은 일단은 공짜입니다. 제 방법이 효과를 봤다면, 그때 느끼는 조언의 가치만큼 수표에 적어서 보내주시면 됩니다.”

리의 조언을 받고 불과 3달 뒤, 슈왑은 조언의 대가로 리에게 25,000달러짜리 수표를 보냈다. 지금으로 따지면 5억 원의 가치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 도대체 리의 조언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아주 간단한 실천사항이었다.

 

1. 자기 전에 내일 해야 할 6개의 과제를 적는다.

 

2. 6개의 과제에 우선순위를 정한다.

 

3. 첫 번째 과제가 끝날 때까지 다음 과제로 넘어가지 않는다.

 

4. 만약 하루가 끝났는데도 과제가 남았다면 다음 날로 과제를 넘긴다.

 

너무나 하찮아 보이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슈왑은 이 방법을 통해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불과 3달 만에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났고, 그에 따라 5억 원이라는 거액을 지불한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에 매료되었고, 직접 실천하기로 했다. 간단한 일이었다. 자기 전에 내일 할 일을 우선순위대로 적고 다음 날 순서대로 지키면 됐다.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우왕좌왕하지 않았고, 빠르게 업무에 몰입할 수 있었다. 꼼꼼하게 기록하다 보니, 해야 할 일을 실수로 놓치는 상황도 줄어들었다. 분명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조언이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생산성 이외에도 도움을 주는 부분이 있었다. 나는 자기 전에 해야 할 일만 적지 않았다. 했던 일도 돌아보았다. 완수한 과제에는 동그라미를 쳤다. 그 행위가 몹시 뿌듯했다. 내가 하루를 아주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도 잘 보냈다. 어떤 날은 ‘이렇게 많은 일을 했다고?’라며 스스로 놀란 적도 있다.

 

이것은 나에게 작은 성공으로 다가왔다. 그것도 매일매일 만끽할 수 있는 성공이었다. 비록 대단한 성공은 아니었지만, 내 삶에 활기를 불어넣기에는 충분했다. 나도 쓸모 있는 사람이다. 나는 열심히 살고 있다. 오늘도 이만큼이나 해냈다. 이 생각이 나의 자존감을 조금씩 끌어 올렸다. 자존감을 회복하자 사고방식도 달라졌다. 매일 조금씩 성공한다는 것은, 그만큼 하루하루 성장한다는 말이었다. 성장의 정도가 작기 때문에, 처음에는 나밖에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주변에서 알아주기 시작했다. 인정받기 시작했다. 완전히 끝장났던 내 인생이 1년 만에 인정받는 삶으로 바뀌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 내 실력은 객관적으로 평가할 만큼 달라졌다. 내 글이 인기 있다거나, 필력이 나아졌다는 말이 아니다. (조금은 나아졌을지도? 꿈 깨!) 다만, 글 쓰는 속도는 확실히 빨라졌다. 1년이 지났을 때는 하루에 글을 한 편씩 썼고, 이제는 하루에 글을 4편씩 쓰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주어진 일만 허덕이며 따라갔었다면, 이런 성장은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매일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완수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지금 나의 자존감을 이루고 있다. 작은 성공을 통해 이루어 낸 성장형 사고방식의 결과다.

 

지금 하는 일이 힘들 때. 그 와중에 이룰 수 있는 것도 없을 때. 하루하루 흘러가는 대로 살아갈 때. 그럴 때 자존감은 떨어진다. 이를 끌어 올리려면 작은 성공이 필요하다. 내일 해야 할 일을 적는 것. 그리고 그 일을 해내는 것. 마지막으로 해낸 일에 동그라미 치는 것. 이 간단한 행동이 당신을 ‘매일 성공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프로덕트 디자인을 위한 5가지 심리학

 성공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의 요구사항과 그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이해해야 합니다. 또한 그런 경험을 통해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고객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의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을 제대로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심리학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학은 상당히 방대한 학문이어서 기초적인 내용부터 천천히 들여다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러분이 알고 있으면 좋은 심리학의 원칙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기준점 편향(Anchoring Bias)

인비전(Invision) 사이트의 히어로(hero)[1]배너

한 가지 상황을 가정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시계를 사러 갔습니다. 마음에 드는 시계가 있어서 가격을 확인해 보니 150달러였는데, 이건 여러분이 생각한 예산을 넘어서는 금액입니다. 그런데 다음으로 마음에 드는 시계의 가격은 125달러였습니다. 이것도 원래 생각했던 예산을 넘어서는 가격이지만, 처음에 본 시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나은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우리는 처음에 접한 정보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정보는 배가 정박할 때 물속에 내려서 고정시키는 “닻(anchor)”과 같아서, 우리가 판단을 내리는 데 있어서 하나의 참고자료나 기준점의 역할을 합니다. 고객들은 처음 접하게 되는 정보를 자신도 모르게 염두에 두게 되고, 이후에 판단을 할 때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받습니다.

 

웹사이트를 디자인할 때 이런 개념을 잘 활용해서 히어로 배너를 만들면, 사람들에게 사이트의 핵심적인 콘셉트와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너는 사람들이 처음 접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머릿속에 자신도 모르게 자리를 잡게 되고, 이후에 사이트의 내용을 살펴보는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해당 웹사이트를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게 해 주고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점 편향은 협상 과정이나 제품의 가격을 비교하는 데 있어서 커다란 영향력을 가지며, 고객들이 지불할 의향이 있는 금액의 한도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칩니다. 참고로 이러한 편향은 법정에서의 판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생존자 편향(Survivorship Bias)

구글에서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이라고 검색해도, 나오는 결과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밖에 없습니다.

빌 게이츠(Bill Gates), 일론 머스크(Elon Musk),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이들은 모두 대학교를 중퇴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공하려면 대학교를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저 사람들이 해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는 성급한 오류입니다. 실제로 그들이 성공하기까지는 수만 번의 실패를 경험했지만, 세상에서는 그들의 화려한 성공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생존자 편향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성공한 이야기에만 집중하면 “생존자 편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생존자 편향은 우리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으면서, 오직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편향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전투기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시 미군은 자신들의 전투기에 강철판을 추가로 장착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기지에 귀환한 전투기들을 조사해서, 가장 피해가 많이 발생한 곳이 어느 부분인지를 조사했습니다. 그러자 꼬리 날개와 좌우 날개, 동체 부분이 총탄에 맞아서 벌집이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해당 부분에 강철판을 덧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헝가리 출신의 아브라함 발드(Abraham Wald) 교수는 미군이 기지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전투기들만을 검사하고, 그러지 못한 비행기들은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기지에 돌아오지 못한 전투기들이며, 그 비행기들에서는 주로 엔진이 손상되었다는 사실은 고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후에 이런 점을 고려해서 조치가 취해졌고, 덕분에 많은 조종사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편견은 우리의 일상 속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따라서 비즈니스이든, 일상적인 문제이든, 아니면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든, 무언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편향에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비즈니스와 관련해서는 흔히 사용하는 관점을 버리고, 가능한 모든 각도에서 다양한 변수들을 최대한 고려해야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패한 사례들로부터 교훈을 배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품 디자이너들은 일부의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었던 기능이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역시 동일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디자이너가 기대한 대로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부정적인 피드백은 무시하고, 긍정적인 피드백만 살펴봤다면 더욱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미끼 효과(Decoy Effect)

그래멀리(Grammarly)의 가격 안내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분기별 요금(Quarterly Plan)은 일종의 미끼입니다.

미끼 효과는 사람들이 두 가지의 항목 중에서 어느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에서, 균형을 무너트리는 제3의 옵션이 등장할 때 나타납니다. 이러한 제3의 옵션은 쉽게 무시할 수 있지만, 그것을 보여주는 진정한 의도는 다른 데 있습니다. 미끼 효과는 고객을 특정한 옵션으로 넌지시 유도하는 기법이며, 그렇게 이끌리는 옵션은 그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은근히 “부추기는 행위”는 선택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조작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그들이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점 때문에 실제로 많은 분야에서 미끼 효과가 잘 먹히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그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며 자신은 이성적으로 판단했다고 생각합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에서 이 효과를 직접 실험해 본 적이 있습니다. 영화관 매점에서 살 수 있는 팝콘이 작은 사이즈(3달러)와 큰 사이즈(7달러) 밖에 없을 경우, 사람들은 대부분 작은 사이즈를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중간 사이즈(6.5달러)가 “미끼”로 등장하자, 큰 사이즈의 팝콘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는 작은 사이즈를 구입했던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돈을 소비하도록 은근히 부추겼던 것입니다.

 

 

4. 지식의 저주(Curse of Knowledge)


지식의 저주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일종의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배경 지식이나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고려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특정한 분야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해당 분야의 기본적인 개념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때는 초보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는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할 수도 있는 지식의 격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너뛰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이러한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려면 확실한 사실을 기반으로 말을 해야 하고, 실제 있었던 이야기나 사례를 제시하며, 모호한 설명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페덱스(FedEx)는 고객들에게 추상적인 메시지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습니다. 대신에 그들이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고객들의 택배를 정해진 시간에 배송할 수 있는 노하우가 무엇인지를 실제 사례를 들어서 설명함으로써, 자신들이 말하는 “전 세계 어디라도 정해진 시간에”라는 슬로건이 사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생한 이야기는 고객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더욱 높여주게 됩니다.

 

어떤 제품을 디자인하거나 고객들에게 신규 업데이트를 소개할 때, 디자이너들은 이런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합니다. 사용자들을 늘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다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제품에서 신규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여러분 자신이 직접 신규 사용자의 입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치 태어나서 처음 써보는 사람의 관점에서 그 제품을 사용해 보도록 하십시오. 대상 고객들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며,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5. 기억하는 것보다는 알아보는 것이 더 쉽다(Recognition over Recall)

어도비 포토샵에서 사용자가 최근에 작업한 파일들을 보여주고 있다.

주관식의 질문보다는 객관식 문제에 답을 하는 것이 좀 더 쉽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예전에 만났던 사람의 얼굴을 떠올려야 할 때면, 기억 속에서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보다는 사진 속에서 그들의 얼굴을 찾아내는 것이 더 쉽다고 느꼈던 적은 없으신가요?

 

그 이유는 우리가 무언가를 기억하는 것보다는 알아보는 능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즉, 기억 속에서 무언가를 떠올리는 것보다는, 예전의 어떤 경험으로부터 그것을 알아보는 것이 더 쉽습니다. 무언가를 기억하는 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 부하(cognitive load)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사람의 기억은 기본적으로 수동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그런 기억을 파헤쳐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매일 아침 7시에 우버(Uber)를 이용해서 사무실로 출근한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우버는 그러한 패턴을 학습해서 그 사람이 아침 7시에 우버 앱을 켠다면, 자동으로 사무실 주소를 목적지로 추천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그 사람이 사무실 주소를 기억에서 끄집어내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것입니다. 동일한 분야의 다른 제품들이 사용하고 있는 일반적인 인터페이스와 유사하게 디자인을 하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는, 디자인을 살짝 바꿔 보십시오.

 

 

핵심 요약

  • 사람들은 자신이 처음 접하는 정보에 크게 의존하며, 이후에도 그 정보의 영향을 받아서 판단을 내립니다.
  • 디지털 제품은 일종의 닻(anchor) 역할을 하는 히어로(hero) 배너를 통해서 핵심적인 메시지를 보여주고 전달해야 합니다.
  •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소수의 성공 스토리에만 관심을 갖고 수천 개의 실패 사례들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때문에 “생존자 편향”이 일어나서 잘못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비즈니스나 디자인은 물론이고 무엇을 결정하든 간에, 생존자 편향에 빠지지 않으려면 가능한 모든 각도에서 사안을 살펴보고 다양한 요인들을 점검해 봐야 합니다.
  • 사람들이 두 개의 항목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그들에게 제3의 미끼 항목을 제시하면 특정한 선택으로 유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들도 우리가 가진 지식이나 정보를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내용에 대해서 설명할 때에도, 초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기억에서 무언가를 떠올리는 것보다는, 지나간 흔적에서 무언가를 알아보는 게 훨씬 쉽고 정신적인 노력도 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