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샤말란 감독은 식스센스 이후 그저 그런 작품만을 만들던 한물간 감독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7년에 23 아이덴티티가 개봉을 했고 다중인격에 관한 소재를 무척 좋아하는 저는 감독이 누군지도 보지 않고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본 후 이 흥미로운 영화를 누가 만들었을까가 궁금했고 그 때 샤말란 감독이 부활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언브레이커블을 찾아서 보게 되었고 샤말란 감독이 만들고 있는 다크 유니버스에 대해 큰 관심이 생겼습니다.
마블이나 DC에서 보여주는 그런 엄청난 능력의 히어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우리 주변에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 정말 어떻게 보면 정신이 육체를 지배해서 그런 능력을 쓸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글래스는 앞선 2작품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참고로 앞의 2작품을 보지 않고서는 이야기를 거의 이해할 수 없으니 보려 한다면 꼭 앞의 2편을 보고 봐야 합니다.
언브레이커블은 몸이 파괴되지 않는 사람, 23 아이덴티티는 23개의 인격을 가진 사람. 글래스는 손만 대도 뼈가 부러지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물론 미스터 글래스는 언브레이커블 때부터 등장을 합니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자이며 자신의 정의를 위해서는 사람들의 목숨도 우습게 생각하는 전형적인 빌런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런 그가 마지막 편에서야 자신의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쓸 수 있게 됩니다.
사실 글래스 영화에서도 글래스의 활약은 천재라는 이미지를 살리는 데에는 좀 부족한 느낌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이 모든 것이 일어났고 그로 인해 끝이 났으니 그는 주인공이 맞습니다.
저는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능력을 단지 심리적인 이유로 만들고 그로 인해 그들의 능력이 약해지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은 어떤 것을 믿느냐에 따라 정말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것과 그것을 하나하나 깨트렸을 때 인간이 또 약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을 샤말란 감독의 방식으로 그려내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또한 누군가의 믿음과 사랑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힘을 주는 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정신과 감정이라는 것은 정말 복잡하고 다양해서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결말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이 3명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난다는 것은 무척 아쉽습니다.
하지만 샤말란 감독의 다크 유니버스가 여기서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기에 다음 편을 기대해 보려 합니다.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를 재미있게 본 분이라면 글래스로 꼭 이야기의 마무리를 지으시길 바랍니다.
그들의 충격적이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당신을 사로잡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