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들의 발자국
"인류 역사의 수레바퀴를 움직여 온 거인들의 발자취에서 뽑아낸 리더십의 중요한 원리들!"
한 홍 지음
두란노/2000년/368쪽
▣ 저자
한 홍14세에 미국으로 이민 UC 버클리대학을 졸업(B.A)하다. 유럽과 미국의 현대외교사를 전공하으며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M .Div) 과정을 마쳤다.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미국 교회사로 박사(Ph.D)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 온누리교회 부목사 및 한동대 겸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 Short Summary
미국의 저명한 리더십 전문가 스티븐 코비는 학교 교육과 농사의 차이로 리더십의 아주 기본적인 원 리를 설명한다. 학교에서는 웬만큼 머리가 있고 요령이 좋으면 벼락치기를 해서라도 성실하게 노력한 사람 이상의 학점을 따낼 수 있다. 인스턴트 제품이 가능하다는 얘기다.그러나 농사는 다르다. 봄에 심고 여름에 열심히 가꿔야만 비로소 가을에 추수할 수 있다. 봄, 여름에 게으름을 피우던 사람이 가을에 옆집 이웃이 추수하는 것을 보고, 갑자기 밤새 씨를 뿌리고 가꿔 일 주일 내로 벼락치기 추수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리더십을 키워 내는 것은 능력과 인격과 비전을 가진 인물을 빚어내는 일이다. 이것은 농사와 같이 시간과 정직한 땀을 쏟아 부어야 하는 일이며, 그리고 나서도 농부가 비를 기다리듯 자기 능력 밖인 하나님의 축복과 도우심이 있어야 하는 일이라고 코비는 충고한다.
인스턴트 식품,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모든 것을 너무 순식간에 해치우고, 순식간에 열매를 보려 한다. 서울의 한 지하철 안에서 리더십 6개월 완성 이라는 어느 학원 광고를 보고 아연 실색한 적이 있다. 정말 우리는 리더십이라는 숭고한 이슈를 이렇게 함부로 접근해도 되는 것일까? 제대로 된 리더 한 명을 양성하기가 농부가 한 톨의 곡식을 추수하기 위해 흘려야 하는 피땀의 과정 임을 안다면, 이토록 함부로 너나할 것 없이 리더가 되기를 자처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리더들에게 함 부로 손가락질을 할 수 있겠는가?
요즘은 리더십에 대한 책들도, 세미나도 많다.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카리스마이다,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다, 일을 이뤄내는 추진력이다 등등, 리더십에 대한 정의도 가지가지이다. 그러나 한 가지 우 려되는 것은 탁월한 리더가 되려면 이렇게 해라!는 인스턴트식 방법론의 리더십 논리들이 너무 많다 는 사실이다.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은데 대안들을 너무 턱턱 마구잡이로 내던지는 것 같아 걱정 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리더십에 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몇 가지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
사람을 다루는 것은 어렵다. 사람마다 성격, 성장 배경, 교육 수준, 문화가 다 천차만별이다. 시대와 분야, 역사적 상황 또한 너무나 다양하다. 리더십은 이 복잡한 요소들을 잘 조화시켜 나가는 아주 정 교한 예술이다. 그러므로 너무 쉽고 단순하게 리더십에 대한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 우리는 다만 리 더십을 만드는 여러 복잡한 요소들을 보다 명료하게 이해하면 된다. 이제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에 소개된 거인들의 족적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나름대로 천금같은 리더십의 교훈들을 깨닫고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차 례
1장 서론: 리더십이야기2장 리더십과 균형
3장 따르는 것의 힘
4장 오늘의 상황을 이해한다
5장 각 문화별 특성에 따른 리더십의 이해
6장 리더십의 성격과 스타일 차이
7장 리더십 킬러들
8장 좋은 리더십의 4대 요소
9장 리더십과 부드러운 마음
10장 팀 리더십에 대하여
11장 다음 세대에게 힘을 실어주는 리더십
12장 리더십과 부르심
13장 결론: 거인들의 발자국
1. 리더십의 정의
나는 리더십에 대한 가장 적절한 정의로 미 공군사관학교의 리더십 강사인 리처드 휴즈의 다음과 같 은 말을 들고 싶다."리더십이란 한 조직체에 끼치는 영향력으로서, 그 단체로 하여금 목표에 도달하게 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그 조직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것이지, 어떤 특정한 위치에 있 는 한 사람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따르는 이(follower)들도 분명히 리더십의 중요한 일부분 이다."리더십은 말 그대로 리더(leader)와 십(ship), 즉 배라는 말로 나눌 수 있다. 리더십이 결국 배를 이끌고 목적지에 도달하게 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때, 리더의 역할 즉 선장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리 더십의 전부는 아닌 것이다. 배가 제대로 가려면 절대 다수를 이루는 따르는 사람들, 즉 팔로워 (follower)들이 잘해야 한다. 또 선장과 팔로워가 아무리 잘해도 바람이 불지 않고 폭풍이 어느 정도 견 제되지 않으면 결코 제대로 갈 수 없다. 즉 적당한 상황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리더와 팔로워와 상황이 잘 조화되어야만 비로소 완성된 리더십의 가공할 만한 영향력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대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회사일수록, 과거에 성공했던 상품들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다. 그 래서 신제품에서 얻은 수익을 과거 성공했던 상품의 재개발에 다시 투자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이 미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회사였던 GM(General Motors) 이 일본의 도요타에게 공략당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
리더나 팔로워도 중요하지만 시대 상황을 읽는 능력도 대단히 중요하다. 리더십은 리더, 팔로워 그리 고 시대 상황의 트리오가 함께 호흡을 맞추어 달려줄 때 이루어내는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2. 리더십과 균형
하이테크와 하이터치의 균형21세기는 디지털 시대라고 말할 정도로 눈이 팽팽 도는 첨단 정보 문명의 시대다. 그러나 과학 기술 문명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인간이 테크놀러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 리에겐 테크놀러지에 대한 섬세한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존 네이스빗은 그의 저서 『하이테크 하이 터치(High Tech, High Touch)』에서 이 점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 하이테크란 무엇인가? 이것은 그 동안 빛의 속도로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온 과학기술 문명의 총아들이다. 텔레비전, 컴퓨터, 팩스, 인터넷, 워크맨, 이메일, 사이버스페이스, 가상 현실, 유전 공학, 네트워크, 시뮬레이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등이 바로 그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의 삶을 빠르 고 편리하게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이 하이테크의 산물들로 인해 우리의 삶이 더 풍성해진 것은 아니다. 네이스빗은 테크놀러지 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테크놀러지에 취해 버리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그래 서 하이테크는 하이터치로 정화시켜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이터치란 무엇인가? 그것은 당신의 어린 자녀와 함께 장난을 치는 기쁨, 석양을 바라보며 조용히 마시는 차의 향기, 힘없고 가난한 이웃들에게 주는 사랑의 손길, 사랑하는 사람들과 모닥불 앞 에서 밤새 나누는 대화, 친구와 몸을 부딪히며 땀흘리는 힘찬 운동,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읽는 좋 은 책 등, 인간을 참으로 인간 되게 하는 혼의 터치가 바로 하이터치이다.
하이테크-하이터치란 첨단 과학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지만, 그것을 시간과 종교와 철학과 예술과 풍부한 감성의 렌즈를 통해 재조명하고 정화시키는 노력을 의미한다. 컴퓨터 통신의 대화방을 통해 만나는 온라인 공동체는 실제로 함께 삶을 나누는 오프라인 공동체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21세기 신 세대를 이끌 리더십은 바로 이러한 하이테크-하이터치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자기관리와 균형
당신은 혹시 요 근래에 어디론가 멀리 사라지고 싶은 충동을 자주 느끼는가? 신경질이 늘어가고 마음 이 점점 편협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한숨쉬는 적은 없는가? 아무리 잠을 자고 쉬어도 계속 피로함을 느끼지는 않는가? 마음속에 소리 없는 분노와 좌절이 쌓여가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당신에게서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 심각한 탈진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대개 사람의 감정은 어느 정도까지 가면 터져 버리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오늘날 수많은 리더 들이 겉으로 보기엔 아주 잘 나가고 있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탈선 일보 직전의 기차와 같이 비틀거리고 있다.
당신의 육체적, 적, 감정적 계기판은 정상인가? 당신이 만약 스스로에게 이런 위험스런 적신호를 발견하고 있다면 뭔가 획기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리더가 자신이 이끄는 단체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자기 자신이다. 육체와 감정과 혼이 균형 잡히고 건강한 리더야말로 그 단체에 주 어진 가장 멋진 선물이 될 것이다.
3. 따르는 것의 힘
허먼 밀러(Herman Miller)라는 미국 가구회사의 전(前) 회장이었던 맥스 디프리(Max De Pree)는 따르는 일(follower ship)의 중요성에 대해서 아주 멋진 비유를 들었다. "야구에서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그 것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좋은 포수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따르는 이(follower)'하면 무조건 리더가 시키는대로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는 그런 선입 관부터 깰 필요가 있다. 따르는 이라는 단어는 본래 돕다, 후원하다라는 뜻의 고어 독일어인 follaziohan'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즉 원래 어원대로 엄격하게 정의한다면, 팔로워란 리더에게 없으면 안 되는 돕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두 단어 사이의 관계는 원래 평등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디프리는, 리더는 자기를 따르기로 선택한 사람들에게 빚을 진 존재임을 항시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 장한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따르는 이들에게 빚을 진 존재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따르 는 이들이 자신들의 재능과 잠재력을 한껏 발휘하여 승리와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 다는 것이다.
워크 스루 더 바이블(Walk Through the Bible)의 창시자인 브루스 윌킨스(Bruce Wilkinson)박사는 이런 말을 했다. 최고의 선생은 자신의 학생들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는 사람이다. 탁월한 경인은 항상 작업 현장에서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고충들이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몸으로 뛰 면서 모니터해야 한다.
4. 오늘의 상황을 이해한다
정보화시대21세기는 한마디로 정보화의 시대이다. 정보화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어져 이젠 인터넷이 이 시 대의 정보 통신 수단으로 절정을 이루고 있다. 인터넷으로 인하여 이젠 일방적 방송에서 쌍방향 통신 으로, 방송의 독점에서 방송의 민주화로, 전국민을 상대로 한 획일적 방송에서 특정 취향의 집단을 겨 냥한 다양한 방송으로, 방송국이 지정한 시간에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클릭하여 보는 VOD(Video on Demand)방송이 되었다.
한마디로 이제 칼자루는 시청자들이 쥐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집단의 힘이 아닌 개인의 힘이 그만큼 켜졌다는 뜻으로 인터넷이 개인주의에 날개를 달아주어 탁월한 한 리더의 카리스마적 추 진력으로 일방적으로 끌고나가는 리더십 스타일이 이 시대에는 점점 통하지 않게 되리라는 것이다.
신세대
세계 인구의 50퍼센트 이상이 30대 이하이다. 특히, 한국의 평균 연령은 27-29세 정도로 다른 나라에 비해 아주 젊다. 21세기의 지도자는 현재의 20, 30대와 40대 초반을 이끌어가야 하므로, 이 새로운 세 대의 성질을 잘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세대가 자라나게 된 토양은 바로 기성 세대가 만들 어 놓은 현대 사회요, 문화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신세대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먼저 냉소주의를 들 수 있다. 실제보다 과장된 광고 문화에 속아 왔고, 지키지 못하는 약속만 남발하는 정치가, 기업인, 연예인, 언론인, 종교 지도자들, 부모 세대에 대 해 환멸을 느껴 왔다. 그래서 좀처럼 진실성을 믿으려 하지 않고 마음을 주지 않는다. 게다가 황금만 능을 추구하느라 가정을 파괴하고, 자연 환경을 파괴하고, 자손이 물어야 할 엄청난 국가 재정 적자만 지워놓은 부모 세대 때문에 그들의 미래는 별 희망이 없을 거라는 처절한 비관주의에 젖어있다.
또한 신세대는 폭력에 익숙하다. TV와 화, 음악을 통해서 그것이 나쁜 것인지도 모르면서 숨쉬듯이 자연스럽게 멋있다고 생각하며 흡수해버린다. 정신 문명이 황폐해진 사회에서 물질 문명에만 젖어 살 고있는 젊은이들, 지나친 경쟁 사회의 스트레스 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안정감과 정서불안의 결과라고 나 할까? 현재 미국에서 일어나는 강력 범죄의 50퍼센트 이상이 십대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고 하 는데, 우리 나라도 갈수록 청소년 범죄와 청소년 문화 타락이 심각해지고 있다.
사랑과 비전의 맨토링의 중요성
한국이나 미국이나 삭막한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신세대의 공통적인 문제는 깊은 인격적 성숙의 결여, 내면 세계의 황량함, 엄청난 적 갈구이다. 신세대 문화를 중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대를 떠나서 모두에게 존재하는 깊은 내면의 공허감과 적 갈구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미국의 저명한 설문 조사 기관들이 낸 통계에 의하면, 오늘의 10-30대들은 허무주의를 부르짖던 부모 세대보다 훨씬 더 종교적인 갈구가 강한 세대라고 한다. 너무 무거운 바벨을 들다가 허리가 부러지는 역도 선수처럼, 너무 많은 정보 홍수 속에서 지쳐 버리고, 무관심해져 버린 신세대의 공허함을 아는 가? (요즘 나오는 책들의 3분의 2가 읽히지 못하고 버려진다고 한다.)
어로 이해한다는 뜻의 understand는 상대의 밑에 선다(to stand under)'는 뜻을 품고 있다. 진정한 리 더십은 상대를 이해하는 것에서 비롯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밑에 서서, 섬기는 자의 자세 에서 바라보아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허무주의에 젖어 있는 오늘의 젊은이들은, 하버드 대학의 전 (前) 총장이 말한 대로, 흔들 수 있는 깃발과 목숨을 걸 대상을 원하고 있다. 그게 없으니까 번지점 프 같은 것에 목숨을 걸고 있지 않는가? 그들의 인생을 위해 그릴 수 있는 그림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5. 좋은 리더십의 4대 요소
a. 균형감각육체와 정신과 영혼의 계기판을 잘 체크하고 있으면 자기 관리가 잘된 리더가 된다. 그리고 균형의 원리는 집중의 원리와 함께 이해되어야 한다. 프랑스군은 1,2차 세계대전 때 엄청나게 긴 마지노선을 그어 놓고 그것을 철옹성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독일군은 그중 한쪽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서 그 방 어선을 간단히 무너뜨려 버렸다.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강조하면 나중에 아무 것도 못하게 된다. 그 시대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에 최선을 다해 집중해 주는 것이 균형이다. 그것이 바로 역사 의식이다. 리더의 균형 감 각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 다른 역사의 인물들이 그들의 시대적 사명이나 스타일에 따라 다 양한 소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b. 인격, 신뢰성
1960년대 초 케네디 정부에서 미 국방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맥나마라(Robert McNamara)는 얼마 전 출 판된 그의 회고록에서 월남전 당시 미국 정부는 철저하게 국민의 신뢰를 잃어, 1970년대에 마침내 대 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인해 자리에서 물러나는 수치를 겪는 동안, 경제적으로는 일본의 추격에 잡히고, 달러는 흔들리며, 내부에서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허무주의에 빠져 술과 마약과 섹스에 몰두하 는 히피 문화에 심취되고 말았다고 참회했다.
그러므로 1976년 조지아 주의 시골 출신 카터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국민 들이 무엇보다 지도자의 깨끗한 도덕성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공자도 위정자가 나라를 다 스릴 때 꼭 필요한 세 가지를 식량, 군대, 국민의 신뢰로 들면서 만약 그중 둘을 버려야 한다면 식량 과 군대를 버리라고 했다. 그만큼 지도자가 신뢰할 만한 인격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c. 능력
지도자는 인격자라고 해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격과 함께 능력과 실력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능력은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노력을 통해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는 것이다.
GE사 잭 웰치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그가 계열사의 상황에 대한 모든 정보들을 분석하 고 활용하는 방식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지적 능력이라 함은 당신이 모든 것을 다 아는 만물박사가 되라는 얘기는 아니다.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 중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선별해내고, 그것들을 당신 의 신념과 상황이라는 틀로 정확하게 해석해내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리더는 계속 공부하는 사 람이어야 하고, 공부한 것을 다시 생각해서 실천하는 계획으로 활용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화려한 캐치프레이즈만 내걸고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는 지도자는 자기뿐 아니라 그가 이끌고 있는 사 람들까지 파멸로 이끌 수 있다. 남극을 정복한 노르웨이의 아문센과 영국의 스코트의 예를 들어보자.
1911년 두 탐험대가 남극을 서로 먼저 정복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야심 만만하게 길을 떠났다. 아문센은 남극 지역을 여행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철저히 분석해서 탐험 장비와 루트를 연구했다. 그 결과 모든 장비와 물품들을 에스키모 개가 끄는 썰매로 운반함이 최 상의 길임을 알았다. 복장이나 장비에 이르기까지 가장 가볍고 튼튼한 것으로 사전에 철 저히 준비한 덕분에 아문센의 탐험대는 대원 한 명이 썩은 이 하나를 뽑은 것 외에는 부상 하나 없이 남극점을 정복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반면에 영국 해군 장교였던 스코트는 남극 지방을 몇 번 여행한 경험만 믿고 상세한 사전 답사를 하지 않았다. 그는 개 썰매가 아닌 모터 엔진으로 끄는 썰매와 망아지들이 짐을 지고 가게 했다. 길을 떠난 지 닷새만에 모터 엔진들은 다 얼어붙어 버렸고 망아지들도 남극의 추위에선 꼼짝 못하고 얼마 못 가 동상에 걸려 다 죽여야 했다. 스코트 일행은 10 주 동안 800마일을 걸어서 1912년 1월 17일 마침내 남극점에 도달했는데 그곳엔 이미 한 달이나 먼저 도착한 아문센 일행이 꽂아 놓은 노르웨이 국기와 아문센의 편지가 휘날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더 끔찍했다. 돌아오는 두 달 동안 대원들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하 나씩 죽어 갔고 마지막엔 베이스 캠프로부터 150마일 되는 지점에서 스코트도 죽었다.스코트의 결연한 유언인 우리는 영국인 신사답게 죽을 것이다. 우리의 죽음은 역경을 이겨내는 영국 인의 의지와 힘이 결코 사라지지 않았음을 입증해 줄 것이다. 는 말도 체계적인 준비 부족으로 부하들 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지도자의 우를 가리워 주지는 못했다.
인생은 마치 전쟁과 같아서 항상 뜻하지 않은 변수가 발생하고, 문제와 역경이 몰아쳐 온다. 베테랑 병사는 이런 역경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그 파도를 타고 도약의 기회로 이용한다. 반면, 많 은 젊은 리더들은 이런 위기 관리 능력이 약한 까닭에 무너지는 일이 많다.
d. 융화력 / 팀워크 창조력
요즘 우리 사회에 엘리트는 많이 나오는데 리더는 적은 것 같다. 엘리트와 리더의 차이는 무엇인가? 엘리트는 자신을 성공시키는 사람이고, 리더는 다른 사람들을 성공시키는 사람이다. 리더는 다른 사람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것을 긍정적인 언어로 지적하고 표현해 줌으로써, 자신감에 불을 붙이고, 그 가능성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격려와 훈련을 받도록 하여 무대 위에 세워 주고, 성공했을 때 박수를 쳐주고, 실패했을 땐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면서 제자리에 설 때까지 옆에서 끝까지 힘을 실어 주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리더십이다.
많은 스타플레이어 출신들이 감독으로 전향하면 헤매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워낙 위대한 스타기 때문에 재능이 탁월하지 않은 선수들의 사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빛 바랜 선수 시절을 보낸 감독들이 오히려 전략을 더 치하게 연구하고, 선수들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징을 세심 히 연구하여 팀워크를 잘 이끌어내 뜻밖의 좋은 결과를 이뤄내기도 한다. 스타 플레이어는 엘리트지 만 감독은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자주 쓰는 말로, 시너지(synergy) 효과, 혹은 윈-윈(Win-Win)의 개념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쉽게 말해서 내가 이기면 상대방이 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둘 다 함께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이 성공하면 개인이 속한 단체도 함께 성공한다는 개념이다.
적자생존의 세상에서 살아온 탓인지 우리는 주로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논개 작전 아니면 한쪽이 이 기려면 다른 한쪽이 반드시 져야 한다는 생각에 젖어 있다. 쉬운 예로 부부싸움을 생각해 보자. 부부 싸움은 어느 한쪽이 이겼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둘 다 지는 게임이다. 양쪽 다 반드시 이겨야 되는 것이 부부 관계이고 결혼 생활이다. 그런데 우리는 바보스럽게도 한 명의 승자를 내기 위해 필사적으 로 벼랑으로 사태를 몰고 간다.
노사 관계도 그렇고, 의약분업 사태, 금융조정 사태, 남북회담도 모두 마찬가지다. 팀워크를 창조해내 는 융화력이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든 둘의 힘을 대립시키지 않고, 한 군데로 모아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일방적으로 단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팀 워크를 이룸으로써 개인도 더 성공하는 길을 찾는 것이다.
6. 리더십과 부드러운 마음
초고속 경제성장, 실용주의, 자본주의, 개인주의가 응집된 미국인들은 세계 최강대국의 자리에 서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가정들이 파괴되고, 젊은 세대의 도덕적 가치관이 땅에 떨어진 것에 대해 요즘 들어 자성하는 분위기다.
한국의 거의 대부분의 현대화 과정은 미국과 일본을 벤치마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비 교적 급성장한 이 두 나라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삶의 가치들을 너무 많이 잃었다. 날로 급증하는 이혼율, 폭력과 음란 문화의 확산, 십대의 탈선 등이 이를 증명한다. 우리 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경제 발전을 이루려고 하는가?
리더여, 이제는 인생에 쉼표를 찍어도 되지 않겠는가? 운동 경기에도 전반에서 후반으로 가는 사이에 하프타임이 있는데, 왜 당신은 그냥 무작정 달려가려고만 하는가? 달려가기에 급한 사람은 달리는 것 에 방해가 되는 것 같은 존재들은 모두 귀찮아한다. 그러니까 원의 관점에서 볼 때 아무 것도 아닌 사소한 일들을 가지고 칼같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짜증내고 힘들어하는 것이 아닌가? 리처드 칼슨의 책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의 제목을 다시 한번 기억하자.
웃음과 여유
보통 TV나 신문에서 보면 우리 나라의 정·재계 인사들과 외국의 리더들을 비교해 보면 눈에 띄게 드러나는 차이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한국의 지도자들은 별로 표정이 없고 잘 웃지도 않으며 웃어 도 그 웃음이 어색하다는 것이다. 일하는 스타일에서도, 한국형 리더들은 항상 시간에 쫓겨 몰아붙이 는 성향이 짙어서 여유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은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원래 전문가들일수록 무슨 일을 할 때 굉장히 부드럽고 완급을 잘 조절한다. 세계 최강의 브라질 축 구를 가리켜 삼바 축구라고 할 정도로 그들은 춤추듯이 아주 부드럽고 여유 있게 움직인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 남들보다 두 배로 일하면서 밤잠도 자지 않고 앞서간 현대화의 선두 주자들을 따라 잡느라 뛰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볼 때 리더십이 너무 조급하고 여유가 없다.
그러나 이제는 리더십이 웃음과 여유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어렵고 힘들고 바쁜 때일수록, 웃음을 터뜨리도록 하라, 유머 감각을 늘 잊지 않도록 하고, 최상의 가능성을(비록 그것이 1퍼센트밖에 안될 지라도) 늘 생각하도록 하라, 그것이 낙심하고 피곤해하는 당신의 팔로워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맺힌 관계들을 신속하게 풀어 가라
리더는 필연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는데, 관계가 많은 만큼 거기서 오는 아픔 도 많다. 때로는 정면에서, 혹은 제3자를 통해서 억울한 공격도 많이 당하고 오해도 많이 받는다. 그 래서 아이러니컬하게도 리더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면서도, 내심 사람들과의 관계를 힘들어 하고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에게 옛날에 상처를 주었던 사람을 생각하며 분한 마음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기도 하고 그와 비슷한 유형만 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이런 맺힌 관계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쌓이고 쌓이 게 되면 항상 마음이 무겁고, 하루하루 숨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리더를 고통스럽게 한다.
오래 전 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던 유대인 부인을 만난 적이 있다. 독일에 대해 복수하고 싶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녀는 잔잔히 웃으며 나는 복수에 대한 감 정으로 내 인생을 파괴시키고 싶진 않습니다. 그러기엔 내 인생은 너무나 귀중하고 아름다운 것입니 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늘 복수와 증오에 젖어 사는 체첸 인들이나 아일랜드 인들을 보라. 피의 역사, 전쟁과 파괴의 반복이 계속되고 그 와중에서 그들의 삶이 얼마나 황폐해졌는가? 맺힌 응어리를 풀지 않으면 가장 불행해지는 것은 당신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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